PR회사에 근무하면서 청국장 제조기에서부터 ~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고객사를 대상으로 업무를 진행해왔습니다.
다양한 고객사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PR서비스를 처음 경험해보거나, 한국적인 정서로 접근하는 고객사들의 공통된 부분 하나가 있다면, 'PR서비스 비용'에 대한 이해 차이입니다.
PR서비스를 처음 경험해보는 고객사에게는 왜 기자미팅 비용(택시비+식대), 국제전화비용, 인쇄비 등 OOP(Out Of Pocket)라 불리는 실비를 왜 고객사에게 청구하는지 이해시키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또, 지극히 한국적인 마인드(물론 한국기업들도 요즘은 많이 바뀐 것 같지만...)를 가진 고객사들은 시장에서 과일 살 때 흥정하듯 저울에 올려놓고 가격표를 붙힌 비닐봉투에 계산하기 전에 몇 개를 더 집어넣은 후, 계산하고 나면 가면서 먹는다고 하나 더 집어가는 아주머니들처럼 서비스와 비용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ㅠㅜ
서비스에 대한 합당한 비용청구와 관련한 재밌는 일화가 있어 공유해봅니다.
어느 늦은 밤, 한 남자가 급한 약속이 있어서 서둘러 차를 몰고 집에 가는데 갑자기 차가 고장나서 중간에 서버렸다. 보닛을 열어놓고 어쩔줄 몰라하는 그 남자 앞에 마침 운좋게도 귀가하던 자동차 정비사가 그 옆을 지나가다 그 남자를 도와주기 위해 멈췄다.
정비사는 말했다. "차가 가게 해드리면 수고비를 조금 주실 수 있나요?"그 남자는 "그렇게만 되면 물론이죠."라며 감사해 했다.
그러자, 정비사는 10초간 엔진을 쳐다보더니 "문제없습니다. 보닛을 덮고 차에 타세요"그리고는 정비사는 또 다시 10초간 쳐다보다가 손으로 가볍게 한 번 쳤다. 그러더니 "이제 다 됐어요"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남자가 시동을 켜자 한번에 시동이 걸렸다. "대단하군요. 그럼 얼마를 드릴까요?"
정비사가 대답했다. "25파운드입니다."
그러자 배은망덕한 남자가 소리쳤다. "보닛 한 번 두드린게 다인데 25파운드라고요?"
"그게 아니지요" 수리공이 되받아쳤다. "오해하셨습니다. 보닛을 한 번 친 건 1파운드 밖에 안됩니다. 두드려야 할 곳을 찾아낸 것에 대해 나머지 24파운드를 청구한 것입니다."
이 책에는 위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고객 중 변호사가 그의 수임료에 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 변호사가 자신이 서류를 만드는 대가로 25파운드 이상의 금액을 청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유인즉슨은 10분이면 만드는 간단한 양식에 그 이상을 청구한다는 것이 기분이 찜찜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변호사에게 서류를 요청한 사람 입장에선 감사할 따름이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본다면, 동일한 종류의 문서를 만드는 대가로 받는 전국 평균 수임료가 75파운드임을 고려할 때 온당한 행동이 아닌 것입니다.
그 변호사 자신은 시간을 팔고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서비스를 받는 고객입장에선 다가올 미래에 풀어나갈 솔루션과 그 회사 또는 고객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변호사는 본인이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위치에 오르기까지 오랜 세월에 걸친 노하우와 경험과 판단이 쌓여서 이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입니다.
여하튼, 급 결말을 짓자면 마땅히 받아야 할 비용을 늘 당당히 요구해야겠습니다. 정비사처럼 우리는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를 아는 경우가 고객사보다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오랜 세월을 걸친 노하우와 경험과 판단이 아직 부족하다고 여기는 PR인이라면 더 열심히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 끊임없이 공부해야 겠지요...^^ (저를 포함해서)
부록으로 질문에 관한 인상적인 구절 몇 개 나열해 봅니다.
가끔은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품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버트런드 러셀 -
컴퓨터는 쓸모없는 물건이다. 그저 대답만 할 줄 안다. - 파블로 피카소 -
기억하라. 물어보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 - 이언 쿠퍼 -
일과 사생활 모두에서 어리석은 짓이라고 규정하는 것 하나는 어제 한 것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 - 이언 쿠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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